2008년 1월 18일 금요일, 드디어 기다려왔던 영화 ‘클로버필드’를 보고 왔다.

캐나다는 날짜연기 없이 예정됐던 1-18-08 그대로 개봉을 해서, 당일인 오늘 일찌감치 바로 볼 수 있었다. (괴수물을 극장에서 개봉 당일 찾아본 것은 94년 스페이스고지라 이후 실로 오랜만이다..ㅎ) 그러고 보니 이 동네에선 디-워 소식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개봉을 했어도 극히 일부라고 하고.. 최근 들어 DVD는 군데군데 팔리고 있다만.

어찌됐든 오늘은 망설임 없이 시내의 Yorkdale Centre에 갔고, 입장 전까지 이것저것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첨부사진들은 누르면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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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즐기고 시간이 되어 슬슬 입장할 시간이 되어왔다. 극장 앞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설마 전부 Cloverfield를 보러 온 건 아니겠지..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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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부터가 본론이다. 클로버필드를 본 소감.. (스포일러 부분은 가려뒀다.)

한마디로, 상당히 재미있었다. 표 값이 아깝지 않았다.
[지난 포스트]에 올렸던 촬영현장들도 물론 그대로 나와서 반갑기도 했고.
특히, 헬기와 다리 밑 촬영장면은 작품의 끝 부분이었다!

영화는 SF 괴수 재난물 이라기보다는 공포 스릴러에 가까운 분위기였고, 그 분위기를 깨는 중간중간의 코믹 멘트들도 신선했다.

예상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1인칭 캠코더 시점으로 진행되고, 괴수의 액션과 전투보다는 영화의 초점이 사람들에게 맞춰져 있는데, 이게 상당히 리얼하다. 갑작스런 사건에 놀라 우왕좌왕하는 시민들의 반응.. 비명을 지르며 울고불고 혼비백산 도망쳐 다니는 그런 것을 그 어떤 재난영화보다 사실적으로 묘사했다고나 할까. (특히, 비슷한 느낌의 톰크루즈 주연 ‘우주전쟁’보단 훨 나았다는 생각.) 아마도 영화 자체가 9/11사태의 캠코더 자료화면에서 영감을 얻은 건 아닐까도 한다.

또, 역시 거대 괴수 하나와 다수의 소형 괴수들이 등장하는데, 도중의 지하철 역에서의 장면은 ‘가메라2 레기온 습격’편을 연상케도 했다. 뭐 거대 괴수에서 떨어져 나온 소형 괴수들이 지하철 터널에서 사람들을 습격한다는 것 자체가 완전 똑같지만.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었던 괴수의 모습..
괴수는 처음부터 울음소리나 몸체의 극히 일부분, TV중계를 통해 간접적으로만 잠깐씩 모습을 보여주다가 영화의 끝부분에서야 드디어 그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게 된다. 극 초반에 멀리서 봤을 땐 다리와 꼬리달린 하반신을 보고 도마뱀이나 공룡형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상반신은 확실한 ‘인간형’이었다. 피부는 칙칙한 살색에다 날카롭고 긴 이빨들.. (기억이 맞는다면.) 뭐랄까, 생긴 건 ‘레지던트 이블’에 나오는 돌연변이 괴물 ‘Licker’의 초대형 버전이라 할 수 있지 않으려나.

클로버필드 괴수 닮은 꼴

바로 이 놈. 혀를 꼬리에다 달면 한 90%는 닮지 않았을까 싶다..


맷집도 포탄과 미사일등이 통하지 않는 고지라급이다. 고질라따위가 아니다.
특히 괴수가 스텔스기의 집중폭격을 맞고 죽은 줄 알았는데, 연기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헬기로 뛰어드는 장면은 놀랄만했다. 두번째 예고편 끝부분의 헬기가 추락하는 그 장면이다.

게다가 촬영에 쓰인 그 캠코더는 뭐 그리도 튼튼한건지.. 진행 내내 떨어지고 튕기고 굴러가고 부딪히고 긁히고 폭발에 날라가도 전혀 이상이 없이 멀쩡하다.;


뭐 그건 그렇고, 이제 이 작품의 초 강력 스포일러인 결말을 말하자면..

없다. 주인공이고 뭐고 다 죽고 갑자기 끝나버린다.
괴수나 사람들이 결과적으로 어떻게 되었다는 식의 결말이 아니고, 관객은 역시 처음부터 주인공이 마지막으로 남긴 ‘끝까지 기록하지 못한 테이프’를 찾아내 그걸 보게 된 셈일 뿐이다. 난 이런게 오히려 이 영화의 매력이라 본다.


이런.. 허무하면서도 상큼한! (?)


영화가 끝난 후, 혹시 크레딧이 올라간 뒤에 보너스 영상이나 속편을 예고하는 뭔가가 있진 않을까 하고 끝까지 기다려보았으나 그런 건 없었다. (잡음처럼 한마디가 나오지만 속편 예고는 아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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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이 올라가는 장면만 폰카 비디오로 담아봤다.
퀄리티는 별로지만 엔딩 OST의 일부를 짧게 들어보시라.
24일 한국 개봉때도 똑같은게 나올지는 모르겠다.



아, 참고로 영화 시작하기 전의 광고타임 때 제작자 J.J. Abrams의 또 다른 비밀 프로젝트가 뜬금없이 등장했다. 장엄한 우주기지에서 거대한 뭔가를 건조하는 장면이 보여지는 걸로 봐서, 클로버필드를 뒤이을 그의 차기작은 우주 대서사시로 보인다. 왠지 전체적으로 게임 ‘홈월드’시리즈를 보는듯한 느낌.. 마지막엔 올해 크리스마스를 목표로 “Under Construction”이란 문구로 마무리 짓는 것이, 이거 새 떡밥이다. (트랜스포머 때도 클로버필드가 이렇게 등장했다더구만.) 만약 정말로 홈월드 극장판이라면 ㅎㄷㄷ.. 놓칠 순 없지.

HOMEWORLD

대략 이런 느낌? 스샷은 홈월드2의 오프닝 부분.

[1월 20일, 내용추가: 알고보니 그건 스타트렉의 엔터프라이즈호 였댄다..;]


극장에서 나오며 주변을 찍어봤다. 첫날이지만 인기는 상당한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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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극장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모습. 한번 클로버필드 주인공들처럼도 촬영해봤다.
갑자기 천장이 무너지고 괴수 울음소리가 들릴 것만 같구나..ㅋ



자, 영화 소감은 이제 여기까지 쓰도록 하고.. 오늘 몰에서의 득템은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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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책방에서 구입한 ‘C&C3 타이베리움 워즈’와 ‘헤일로’의 공식 소설 북. 헤일로는 시리즈가 시작되기 이전인 리치행성에서의 이야기를 다룬 모양이다. 시간 날 때 차례로 읽어봐야겠다. (그런데 두 작품은 전략과 FPS로 전혀 다른 분야인데도 표지 컨셉이 별 차이가 없네.. -_-?)

어쨌든 Cloverfield, 추천할만 한 독특하고 괜찮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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